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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광고 볼래" 유튜브 가격 인상에 이통사 울상

유튜브가 단행한 가격 기습 인상의 여파가 이동통신 3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연계 요금제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패키지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입자 이탈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훨씬 저렴하지만 곧 판매가 중단되는 LG유플러스의 구독 서비스에 막차를 타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오는 5월을 기점으로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묶은 요금제와 구독 상품의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KT는 월 9만원 이상 요금제인 '5G 초이스'의 OTT 혜택(티빙·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 등) 중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택하면 내달 1일부터 445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KT의 OTT 구독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요금도 같은 기간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오른다.KT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사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며 "4월 30일 이전 가입자는 현재와 동일한 요금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LG유플러스는 10만원대 고가 5G·LTE 상품 이용자의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100% 할인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팩'의 가입을 25일까지만 받는다.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KT와 달리 향후 유튜브 프리미엄을 혜택으로 고를 수 없게 됐다. 기존 가입자는 요금제를 바꾸지 않으면 그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고가 요금제는 OTT 혜택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가족사 서비스인 웨이브를 제공하고 있어 큰 변화가 없다. 다만 구독 플랫폼 'T우주'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포함한 상품의 요금이 오는 6월 1일부로 인상된다.이런 이통 3사의 가격 정책 변화는 유튜브가 지난해 12월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2%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 앱마켓 인앱결제 수수료가 반영돼 1만9500원을 부담해야 한다.IT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아이폰의 경우) 인터넷 요금도 아니고 2만원은 선을 넘었다"거나 "이번 기회에 구독을 끊고 차라리 광고를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이에 LG유플러스의 구독 플랫폼 '유독'이 25일까지만 판매하는 월 9900원의 '유독 픽1'에 가입자가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상품은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디즈니 플러스 중 1개의 OTT에 더해 베스킨라빈스 또는 파리바게뜨 등의 할인 혜택을 뒷받침한다.오는 26일부터 선보이는 '유독 픽2'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15종의 라이프 쿠폰 중 하나를 제공하는데, 가격이 월 1만3900원으로 할인 효과가 전보다 덜하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별도 공지 시까지 유튜브 프리미엄과 라이프 쿠폰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유독 픽1의 반응이 뜨겁다"며 "유독 픽2는 유튜브가 또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어 지금의 가격을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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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상향·5G 요금 하향, 이통 아닌 '고통' 3사 되나

따스한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에는 한파가 들이닥친 모습이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지원금을 추가로 풀고 요금제의 하한선까지 손보게 됐다. 소비자들의 기대는 한껏 고조된 가운데 5G로 '연간 합산 영업익 4조원' 시대를 연 이통사들의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23일 최대 10만원대였던 전환지원금을 30만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이통 3사는 과열 경쟁을 우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전환지원금을 책정했다.전환지원금은 번호 이동을 할 때 이통사가 기대 수익과 위약금 등을 고려해 뒷받침하는 혜택이다. 이통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원이 들어가는 공시지원금의 '시즌2'로도 불린다.정부는 최대 50만원으로 기준을 정한 전환지원금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이통사에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결국 이통 3사는 지난 2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취임 후 첫 CEO(최고경영자) 회동에 맞춰 보따리를 풀었다.전환지원금 대상 모델과 규모는 이통사마다 다르다. 가입한 요금제가 비쌀수록 지원금이 높아지는 구조다.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의 '5GX 플래티넘' 가입 시 '갤럭시Z 폴드5'(256GB)의 전환지원금을 32만원으로 정했다. 여기에 유통망이 15%인 4만8000원을 추가로 줄 수 있다.공시지원금까지 더하면 구매가가 209만7700원에서 117만7700원으로 확 떨어진다. 등 떠밀려 곳간을 열었지만 이통 3사는 정부의 정책을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 유통망의 전환지원금 지급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예정"이라며 "불법보조금을 운영하는 유통 채널 근절에 나서 시장 과열로 인한 이용자 차별과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환지원금 지급으로 이통 3사의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지원금 규모는 점진적으로 커지고 번호 이동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통신업의 마케팅 경쟁이 안정화 시기에 들어섰다지만 3사가 치킨게임 국면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사 합산 마케팅 비용이 9.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이통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KT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온라인 전용 '요고' 요금제를 론칭해 월 3만원대로 5G 진입 장벽을 낮췄다. LG유플러스도 통신 플랫폼을 표방한 '너겟'을 선보이며 3만원대에 5G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다만 해당 상품들이 온라인 전용이거나 별도 앱에서 가입해야 하는 등 특성이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기존 라인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가요금제 출시는 이통 3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지난해 4분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2만9562원, 2만1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3.5% 줄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중저가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2년을 기점으로 바닥을 향하고 있다.이처럼 이통 업계를 바라보면 걱정 섞인 시선이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40%에 가까웠던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최근 37%까지 떨어졌다. SK텔레콤의 외국인 매매량도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통 3사의 2024년 연간 실적 전망이 좋진 않다"며 "이동전화 매출 정체와 영업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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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되면 알뜰폰 시장 충격 전망...48% 통신사 옮길 의향

소비자 10명 중 6명이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뜰폰 가입자 거의 절반은 보조금이 많다면 이동통신 3사로 옮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달 28∼29일 만 20∼64세 휴대전화 이용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정부의 단통법 폐지 방침에 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22일 밝혔다.단통법 폐지 방침에 대해 '처음 듣는다'(22%)와 '듣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67%)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단통법 폐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62%로 반대(9%)를 압도했다.단통법 폐지 후 휴대전화를 구입한다면 전체 응답자 절반(50%)이 '현 통신사를 유지하겠다'고 답했으나 '더 저렴한 통신사로 이동하겠다'는 응답자도 34%나 됐다.올해 휴대전화 구매 계획이 있는 소비자의 45%는 '폐지 때까지 구입을 유보할 것'이라고 했고, 내년 이후 구매할 계획인 소비자 중 17%는 '올해 단통법이 폐지되면 구매를 올해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단통법 폐지가 실현되면 알뜰폰 시장의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휴대전화를 교체할 예정인 알뜰폰 이용자의 48%는 이통 3사의 단말기 보조금이 많다면 '이통사로 이동하겠다'고 답한 반면, '알뜰폰 통신사를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26%에 그쳤다.최근 늘고 있는 자급제(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 구매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교체 예정자의 절반 이상(51%)이 자급제를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에는 자급제를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25%로 줄어들었다.한편 단통법 폐지에 반대한다는 9%의 응답자가 꼽은 반대 이유(복수 응답)는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비싼 요금제를 유도할 것 같아서(57%), 휴대전화 가격이 별로 저렴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43%), 통신사 요금제가 비싸질 것 같아서(37%)의 순으로 집계됐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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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신도림 성지 "전환지원금은 있으나 마나"…음지 영업 여전히

"전환지원금은 있으나 마나예요. 얼마 주지도 않을 거면서…"'스마트폰 성지'로 잘 알려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한 판매점 직원의 말이다. 시장 혼란 우려에도 정부가 강행한 전환지원금은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해도 고작 10만원에 불과했다.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주면서 특정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불법 영업 행태는 여전했다.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주도로 전환지원금이 현장에 적용된 직후인 지난 19일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평일이라 한산했지만 상담하는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전환지원금은 이통사가 기대 수익과 위약금, 심(SIM·개인식별모듈) 카드 발급 비용, 장기 가입 혜택(데이터 쿠폰 등) 등을 고려해 번호 이동을 하는 고객에게 보장하는 혜택으로, 50만원 이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국민 통신비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꺼내든 카드다. 최신 모델 빠진 전환지원금이통사만 갈아타도 5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인 '갤럭시S24'(이하 갤S24) 시리즈는 대상에서 빠지거나 혜택이 상한액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업계 1위 SK텔레콤은 '갤럭시Z 플립5'(256GB)를 월 12만5000원의 '5GX 플래티넘'으로 구매하면 12만원을 전환지원금으로 준다.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한 이통 3사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A 판매점 직원의 손짓에 다가가니 "번호 이동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전환지원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상 모델이 따로 있다"며 "매장에서 제공하는 혜택(불법보조금)을 살펴보시라"고 말했다.출고가 169만8400원의 갤S24 울트라(256GB)를 문의했더니 LG유플러스의 '5G 프리미어 레귤러'(월 9만5000원)를 6개월간 유지하다가 '5G 슬림 플러스'(월 4만7000원)로 낮출 것을 추천했다.공시지원금 50만원에 제휴 하나카드를 쓰면 64만8000원을 얹어준다고 했다. 나머지 55만400원은 판매점이 전액 지불한다고 강조했다.LG유플러스는 전환지원금 대상에 갤S24 시리즈를 넣지 않았다. 이통사가 판매점에 주는 판매 장려금이 활용된 것으로 추측된다.A 판매점 직원은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치고 나간 것 같다. 갑자기 지원 규모를 확 키워서 오타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고 했다.이와 관련해 이통 업계 관계자는 "성지나 집단 상가 등 일부 채널을 중심으로 장려금 지급이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는 맞다"고 말했다.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단말기 지원금 한도를 대폭 상향하기 위해 지금껏 과도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단속해왔던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이에 시장 모니터링 활동도 멈추면서 이통사들이 판매 장려금을 공격적으로 지급하고 나섰다는 것이다.다만 전환지원금은 현행 공시지원금처럼 모든 국민에게 동등하게 제공해야 하는 혜택이라 일부 판매점에 주는 장려금처럼 규모를 확대하기에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어차피 다 리베이트"또 다른 B 판매점은 단말기 가격을 더 낮춰줄 테니 제휴 신용카드 없이 깔끔하게 넘어올 것을 권유했다.LG유플러스의 9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간 쓸 경우 현금가 49만원에 갤S24 울트라를 가져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SK텔레콤이나 KT를 선택하면 가격이 10만원가량 올라간다고 덧붙였다.B 판매점 직원은 "실질적으로 정부가 해주는 돈은 별로 없다. 다 저희 리베이트로 환산돼서 나오는 건데, 얼마나 덜먹고 많이 빼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찾은 C 판매점은 SK텔레콤의 '5GX 프라임 플러스'(월 9만9000원)를 4개월 동안 해지하지 않는 조건으로 46만원을 제시했다.기간을 채우고 '5G 슬림'(월 5만5000원)으로 바꾸면 매달 나가는 통신료는 기기값 포함 7만5000원 수준이다.이처럼 전환지원금 정책 추진에도 일부 성지를 중심으로 불법 영업 행태가 끊이지 않는다. 공식 인증 대리점에서 계약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셈이다.특정 매장에 뿌리는 판매 장려금과 달리 전환지원금은 전 국민이 대상이라 이통사가 비용 부담을 안고 점유율 싸움에 나설지 미지수다.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이통사를 겨냥한 가계 통신비 인하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오는 22일 취임 후 처음 이통 3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전환지원금의 소비자 눈높이를 맞춰줄 것을 주문할 전망이다.일단 이통사는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 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가계 통신비 인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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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 제4 이통사 스테이지엑스, 카카오 동맹만이 살 길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체제가 안착한지 22년 만에 제4의 사업자가 탄생했다. 독과점 구조를 흔들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우려도 적지 않다. 막대한 투자 부담을 차치하더라도 오래전 자리 잡은 경쟁 구도 속 가입자 뺏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연합 작전이 점쳐지는 이유다.4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기업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신한투자증권·카이스트·연세의료원 등)은 조만간 제4 이통사 정착을 위한 사업 청사진을 공개할 전망이다.스테이지엑스는 지난달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28㎓ 주파수 대역 경매에서 4301억원을 제시해 할당 대상 법인에 선정되며 제4 이통사 타이틀을 달았다.정부가 신규 사업자 유치를 위해 대폭 낮춘 최저 경쟁 가격(742억원)은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일찌감치 넘어섰고, 앞서 이통 3사가 지불한 금액보다 2배 이상을 스테이지엑스가 베팅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28㎓ 대역은 현재 상용화한 3.5㎓보다 빠르지만 직진성이 강한 신호의 특성 때문에 장애물에 취약하다. 이통 3사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기지국 의무 구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반납했다.'승자의 저주'라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자 스테이지엑스가 내세운 전략은 '리얼 5G 혁신 서비스'다.초고속·초저지연 이점을 살린 5G로 실감형 콘텐츠 등 이통 3사도 고개 돌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연세의료원에 구현할 예정인 5G 기반 의료 IoT(사물인터넷) 기기와 로봇이 대표적인 예다.B2C는 이통 3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로밍 방식으로 전국을 커버한다.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신한투자증권이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앞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먼저 향후 3년간 총 90개의 핫스폿에 6000개 이상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최소 수준으로 맞춰도 15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제4 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그런데 스테이지파이브의 실적을 보면 물음표가 나온다. 지난 2022년 연간 27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5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보다 영업 손실 규모가 작아졌지만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달성한 이통 3사와 비교하면 초라하다.이와 관련해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통신 인프라와 기술 개발 투자를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기존 운영 효율화를 위한 재정비를 마쳤으며 영업이익을 개선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업 대상 5G B2B 서비스 출시에 앞서 안정적 수익 구조의 발판이 되는 B2C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현재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 가입자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KT엠모바일 등 이통 3사 자회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10만명 아래로 추측된다.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단통법 폐지(이동통신 단말 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는 악재다.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이통 3사의 마케팅에 정면으로 맞설 무기가 한정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썼다. 지금은 조금 멀어졌지만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이 스테이지파이브에 절실한 이유다.스테이지파이브는 작년 12월 최대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약 35%에서 8.3%로 줄이면서 카카오 계열에서 떨어져 나왔다.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을 뿐 통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은 없었다고 카카오는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 최초 카톡 기반 가입 시스템과 카카오페이 통신·로밍 서비스 론칭 등 양사의 협업 사례는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카카오가 주주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내건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 기간으로 미뤄봤을 때 스테이지엑스의 서비스 론칭 시점은 최소 3년 내로 예상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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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홀로 5G 고속도로 넓힐까…과기정통부 긍정 시그널

이동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이 5G 고속도로나 마찬가지인 주파수 폭을 확대해 경쟁사와의 품질 초격차를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을 공유했다.이날 토론회는 SK텔레콤이 경쟁사보다 많은 5G 주파수를 확보하게 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됐다.SK텔레콤은 5G 상용화 당시 업계에서 가장 많은 1조2000억원을 쏟아 향후 확장이 용이한 대역을 품었다. 그리고 2년 전부터 20㎒ 추가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하고 있다.현재 이통 3사의 5G 주파수 폭은 100㎒로 같다. SK텔레콤이 120㎒ 폭으로 홀로 치고 나가면 품질 차이를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고심 끝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주파수 할당 공고에 준하는 발언을 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하준홍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시장의 요구와 수요에 적시 대응하겠다"며 "전제 조건을 달아 주파수 이용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2022~2023년으로 예상한 5G 트래픽 포화가 늦어지고 있어 논의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통신사의 투자 의지가 뒷받침된다면 추가 할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SK텔레콤은 국내 5G 점유율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사와 똑같은 주파수 환경에서 더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특성 때문에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지난해 11월 기준 SK텔레콤의 5G 점유율은 48%(1552만3482명)으로, KT(30%·975만1143명)와 LG유플러스(21%·697만9825명)를 압도했다.그런데 주파수 폭이 100㎒로 3사가 동일해 SK텔레콤의 1인당 주파수는 6.5㎐로, LG유플러스의 14.5㎐, KT의 10.4㎐보다 한참 모자라다. 한정된 자원을 더 많은 가입자가 나눠 갖는 셈이다.과거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해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봤다.경쟁사 대비 20㎒ 부족한 80㎒ 폭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가격은 저렴하지만 간섭 우려가 있는 대역이라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은 뒤 2022년 11월이 돼서야 다른 통신사와 동일한 100㎒로 주파수 폭을 키웠다.덕분에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2022년 700Mbps 수준에서 2023년 900Mbps에 근접할 정도로 빨라졌다. 이를 두고 SK텔레콤과 KT는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춰 열위의 폭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 독점적 혜택을 봤다고 비판하기도 했다.SK텔레콤 관계자는 "5G 품질 개선 등 국민 편익 향상과 투자 확대를 위해 빠른 시일 내 공급을 희망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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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통사 주인공은 카카오 계열 분리 스테이지엑스…14년 만 성과

정부의 끈질긴 노력 끝에 14년 만에 제4 이동통신사가 탄생했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가 그 주인공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8㎓ 대역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가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과기정통부는 지난 25일 28㎓ 대역 주파수 경매를 시작해 3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1단계 다중 라운드 오름 입찰을 실시한 결과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저녁 7시부터 2단계 밀봉 입찰을 진행했다.4301억원으로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이 됐다. 최저 경쟁 가격인 742억원에서 3559억원 올랐다. 2018년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이통 3사의 주파수 낙찰가보다 2배 이상 많다.정부는 이동통신 3사가 나눠 가진 시장에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제4 이통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8번째 시도 만에 성과를 냈다.28㎓ 대역은 지난해 7월 5G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경매로 할당하기로 공고하고, 1개월간 신청 접수를 받았는데 3개 법인이 신청했다. 세종텔레콤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를 포기해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2개 신청 법인이 입찰을 이어왔다.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 통지에 필요한 서류 등을 신속히 안내하고, 할당 대상 법인이 빠른 시일 내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 법인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28㎓ 대역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다만 스테이지엑스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이통 3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28㎓는 현재 상용화한 5G 주파수보다 빠르지만 건물 등 장애물에 취약한 신호 특성상 한정된 공간의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에 적합하다.이에 이통 3사 인프라의 B2C(기업-소비자 거래)와 혼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기업 대상 서비스를 동시에 내놓을 전망이다.스테이지엑스 측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리얼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28㎓ 핫스팟과 더불어 클라우드 코어망과 기존 이통 3사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으로 전국을 커버하는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전략적 제휴 기업들과 합리적인 요금제를 설계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하하고, 삼성전자·애플·구글·폭스콘 등과 손잡고 5G 28㎓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급하겠다는 전략이다.28㎓ 기반 B2B 서비스는 연세의료원과 협업한 스마트병원 사업, K콘텐츠 실감형 공연장 구축 등을 추진한다.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투자액과 관련해선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28㎓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부가 가치를 반영한 미래 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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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3만원 시대' 이통 3사, 실적보다 총선 대응 먼저?

첫 신호를 쏘고 6년 차에 접어든 5G 서비스가 진입 장벽을 3만원까지 확 낮췄다. 프리미엄 가입자가 빠지면 실적이 주춤할 수밖에 없지만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기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게 이동통신 3사의 입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규제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지난 19일 고객이 데이터 사용 패턴에 맞춰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 '요고'를 론칭했다.'5G 슬림 4GB'(월 3만7000원)와 '5G 슬림 21GB'(월 5만8000원) 등 8종의 새로운 5G 중저가 상품도 선보였다. 김영섭 대표가 지난해 8월 KT의 운전대를 잡은 뒤 처음으로 이뤄진 대대적 요금제 개편이다.고객 선택권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계 최초로 남은 데이터를 이월하는 파격 승부수도 던졌다. 청년 혜택인 'Y덤' 대상 연령은 만 29세에서 만 34세로 확대했다.특히 요고 요금제는 고객 친화 UI(이용자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볼륨 키를 조절하듯 데이터 사용량을 선택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약정 부담이 없다.멤버십 혜택이 부족한 온라인 전용 상품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4만6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KT 관계자는 "통신 이용 패턴에 맞는 상품과 다양한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5G 가격 경쟁의 불씨를 당긴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해 10월 통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는 '너겟'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너겟도 최저 3만원대 1GB부터 4만원대 24GB까지 데이터 제공량과 최대 2개 구간의 속도 제어 옵션을 조합해 16개로 라인업을 세분화했다.너겟은 '토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차별화했다. 기본 제공량을 소진해도 데이터나 영상 통화를 필요할 때 추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결합 시 1인당 최대 1만4000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도시 콘텐츠 기업 어반플레이, 온·오프라인 취미·여가 플랫폼 솜씨당과 손잡고 지역 명소 무료·할인 쿠폰, 취미 생활 제휴 혜택 등을 보장한다. 업계 1위 SK텔레콤 역시 온라인 공식몰에서 3만원대 무약정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이처럼 이통 3사는 주력인 8만원 이상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집중하는 대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월 고정비를 낮출 수 있어 고객에게는 이득이지만, 이통사는 매출의 핵심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다.SK텔레콤의 ARPU는 작년 2분기 2만9920원으로 3만원대가 깨진 데 이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했다.일단 작년까지 이통 3사는 3년 연속 합산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023년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내다봤다.인공지능(AI)과 B2B(기업 간 거래) 등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며 올해도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본업'인 통신 사업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총선 등 이슈와 맞물려 미래가 불투명하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주주 환원, 규제가 우호적이지 않지만 나쁘지만도 않은 상황"이라며 "(통신비 인하 등 공약을 쏟아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출렁임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미 정부가 통신 시장 규제 방향성을 구체화했으며, 과거와 비교해 민생 문제에서 통신비가 가지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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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중 갤럭시 S24 공시지원금 가장 많이 주는 곳은

갤럭시 S24 시리즈 사전 예약이 진행된 가운데 공시지원금을 가장 많이 주는 이동통신사가 어디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19일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해 최대 24만원을 지원한다.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4·S24 플러스·S24 울트라 시리즈에 대한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은 요금제에 따라 5만∼24만원이다. 여기에 유통업체가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는 지원금은 5만7500∼27만6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공시지원금이 가장 많은 곳은 KT로 요금제에 따라 5만∼24만원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10만∼17만원, LG유플러스는 5만2000∼23만원이다.통신 3사 모두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이는 예고된 공시지원금이며, 개통 시작일인 26일 전에 변경될 수도 있다.갤럭시 S24 시리즈는 오는 31일 공식 출시된다.판매가는 기본 모델 115만5000원, 플러스 모델 135만3000원, 울트라 모델 169만8400원부터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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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아이폰 견제 바쁜 삼성이 SKT 신경 쓰이는 이유

애플을 견제하기 바쁜 삼성전자가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이폰의 약점으로 꼽혔던 기능들을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이 채우기 시작하면서 갤럭시만의 매력이 희석되고 있어서다.올해 3월 애플페이가 상륙한 데 이어 에이닷이 통화 녹음까지 지원하자 아이폰 이용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삼성전자 차기 플래그십 '갤럭시S24'(이하 갤S24) 시리즈의 무기로 거론되는 '실시간 통역 전화'도 에이닷이 제공하는 기능과 겹쳤다. 두 회사 모두 당장의 점유율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에 없는 기능 '에이닷'에 있네?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갤S24 출시를 한 달가량 앞둔 최근 '에이닷 통역콜'을 출시했다.에이닷 통역콜은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등 4개 언어를 지원한다. 통화 중에 실시간으로 통역을 뒷받침한다. 전화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현했다.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도 관공서나 병원에 전화를 걸어 서류를 발급하거나 진료를 예약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은 현지 호텔이나 식당을 잡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에이닷 이용자는 전화를 걸 때 다이얼 하단의 통역콜 아이콘을 누르면 원하는 언어를 선택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수신자와 연결이 되면 '잠시만요, 지금부터 통역을 위해 통화 내용이 번역기로 전달됩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나온 뒤 통역 서비스가 작동한다.상대방이 에이닷 전화 이용자가 아니어도 가입한 통신사 또는 스마트폰 OS(운영체제)와 무관하게 쓸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 기능은 아이폰과 차별화한 갤S24만의 강력한 한 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삼성전자는 지난 11월 자체 개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공개하면서 '온디바이스 AI'라는 개념을 제시했다.온디바이스 AI는 단말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메일 작성·문서 요약·번역 등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어 실시간 번역 작업에 적합하다.삼성전자는 "개인 통역사를 둔 것과 같이 매끄러운 소통이 가능하다"며 실시간 통역 통화 탑재를 예고했다. 내년 초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되는 갤S24 시리즈가 첫 적용 모델이 될 전망이다.갤S24의 온디바이스 AI는 하드웨어 종속적인 데 반해 SK텔레콤의 에이닷은 앱과 전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구조적 차이로 발생하는 통역의 속도가 고객에게 선택을 받는 주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갤럭시와 에이닷의 불편한 동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갤럭시 이용자들이 아이폰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대표적 이유는 간편결제와 통화 녹음이었다.애플페이는 현대카드를 등에 업고 더디지만 조금씩 간편결제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 업무에 주로 쓰이는 통화 녹음이 남은 숙제였는데 이를 에이닷이 해결했다.에이닷은 지난 10월 업데이트를 거쳐 '에이닷 전화'에 아이폰 통화 녹음·통화 요약 기능을 추가했다.SK텔레콤 가입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에이닷 전화로 수신·발신해야 녹음·요약 기능이 활성화된다. 녹음 데이터는 단말기에만 저장된다.아이폰도 통화 녹음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에 한때 에이닷은 애플 앱마켓 다운로드 1위를 찍기도 했다. 지금도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2위를 유지 중이며, "통화 녹음 기능이 너무 좋다"는 리뷰가 다수 달렸다. 갤S24 기대감 식을까아이폰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오는 에이닷의 새로운 기능들이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통계를 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84%의 압도적 점유율을 가져갔다. 2위 애플은 15%에 그쳤지만 '아이폰15' 시리즈를 내놓은 4분기에는 30%대로 뛸 가능성이 크다.내년 1분기 애플의 흥행 분위기를 눌러야 하는 갤S24 시리즈의 어깨가 무거운데, 에이닷이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SK텔레콤의 미래 주력 사업인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인 만큼 딱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통화 녹음은 과거 유료로 구매해서 쓰거나 기본적으로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10·20대는 아이폰을 문화적인 아이콘으로 생각하는 등 스마트폰을 고를 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시간이 지나야 시장 추이가 바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SK텔레콤에게 에이닷은 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28년까지 AI 관련 매출 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3대 영역 중 하나인 'AI 서비스'의 선봉에 에이닷이 있다. 주요 파트너인 스마트폰 제조사의 눈치를 살핀다고 고도화를 늦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복잡한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간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삼성전자는 젊은 고객에게 갤럭시 브랜드를 어필하기 위한 전략으로 '갤럭시 퍼펙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80만원대의 매스 프리미엄(고사양·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S23 FE(팬에디션)'를 2년간 사용한 뒤 반납하면 출고가의 50%를 돌려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다.이 혜택은 이통 3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처음 가입할 때 스마트폰 가격 절반을 이통사의 공시지원금으로 채우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6만~7만원대 요금제의 단말기 지원금을 40만원대로 책정한 이유다.현재 KT가 유일하게 갤럭시 퍼펙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은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사와 달리 해당 모델의 지원금은 최대 17만원에 불과하다.이통 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을 느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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